안녕하세요, 금주의 에세이 당번 아매오입니다.
오늘도 아메리카노를 한 잔 들고 출근했습니다. 어쩐지 날이 살짝 풀린 것 같아 간만에 아이스로 달렸어요.*
어릴 때부터 단 음료를 좋아하지 않았던 제게 마시는 거라곤 순 물뿐이었는데요. 성인이 되면서 두 가지가 추가됐으니 바로 술과 커피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그중 커피에 대해 써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커피를 좋아하시나요? 얼마나 자주 마시나요? 좋아하지 않는다면, 자주 마시지 않는다면 커피를 대체하는 무언가가 있나요? 그렇다면 그것들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편집자 야망백수 주 : 저는 오늘 추워 죽겠던데요...영하 7도에 아이스로 달리는 아매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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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와 함께 홍대로 미팅을 나간 날이었다.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함께 가야 하는 다음 일정 또한 외부였으므로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검색해서 찾은 라멘 맛집을 향해 가는 길에 카페를 하나 지나쳤다. 언뜻 보기엔 그저 그런 인테리어에 접근성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서 금세 사라질 것 같은 곳이었다. 특히 홍대에서 그런 경우는 너무나도 흔했으니까. 저게 근데 원래 저 자리에 있었나? 자주 지나다녔었는데, 여기. 그때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동료가 정확히 그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괜찮아요. 사장님이 커피를 오래하셨던 분인데 꽤 유명해요.”
홍대라면 나도 좀 아는데. 내심 뻘쭘함을 숨기기 위해 애써 고개를 뒤로 돌려 카페를 쳐다봤다. 안쪽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 쪽으로 머쓱한 눈길을 던지며 “글쿤요. 저는 잘 몰라서 혼자 왔으면 들여다 보지도 않고 걍 지나쳤을 듯. 역시 아는 만큼 보이네요.”라고 중얼거렸다. 밥을 먹고도 시간이 좀 남았다. 자연스럽게 그 카페로 들어갔다. 평소라면 메뉴판은 보지도 않고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겠지만 방금 전의 일도 있고 하니 시그니처 메뉴인 비엔나 뭐시기를 시켜봤다. 과연 납득 가능한 맛이었다.
“커-피-”라고 발음할 때면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성인이 된 지 이미 10년도 더 지났지만 여전히 그렇다. 왜냐면,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라서. 커피의 쓴맛을 즐기는 어른이 된 스스로를 상상하던 당시에는 그 중독성을 토로하는 것조차 ‘어른스러움'의 일부로 여겼다. 그것 참 제멋대로인데다 터무니없는 아이로군. 하지만 바로 그랬기 때문에 ‘미래를 상상하는 감각’은 지금과는 달리 훨씬 긍정적이고 충만했던 것 같다. 앞으로의 삶은 어느 쪽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모든 길이 열려 있던 시기였다.
앞으로의 삶이 어느 쪽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도 확신할 길이 없다. 다만 예상대로 하루에 두 잔 정도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됐다. 아침에 눈 뜬 다음 일터에 나가기 전에 이미 세 잔을 클리어하는 엄마 덕분일까. 이걸 ‘즐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쓴맛은 물론 산미까지 탈탈 털어 넣을 줄 아는 어른으로 자랐다. 더운 여름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아침에 한 잔, 점심에 한 잔, 졸음이 쏟아지는 늦은 오후에 한 잔 더. 어른? 물론 이제 다 아시겠지만 그거 별 거 아니다.
어른에 대해 생각하면 반사적으로 떠올리는 책이 김연수 작가의 『청춘의 문장들』이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것은 내 나이 스물하고도 두 살 때. 40대인 작가가 30대였을 때, 자신의 20대를 떠올리며 쓴 책을 읽는 기분은 참 묘했다. 각각 다른 나이의 작가는 저마다의 시간대에서 내게 필요한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삼십대가 되었다. 거의 10년의 시간을 돌아서 다시 펼쳐 든다면, 『청춘의 문장들』은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전해줄까? 답답할 때면 나보다 앞서 살았던 이의 문장을 읽는다는 작가의 말에 담긴 뜻을 이제야 알 것 같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2004년에 출간된 『청춘의 문장들』 10주년을 기념해 2014년에 『청춘의 문장들+』가 나왔다. 나는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샀는데, 무려 1판 1쇄였다. 책에는 인쇄일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날짜와 함께 적힌 메모가 있었다. ‘용준'이라는 선배가 ‘대원'이라는 후배에게 책을 선물하며 보내는 응원이었다. 책이 중고서점에 팔려나온 사연이 뭔지는 몰라도 메모를 보자마자 갖고 싶어졌다. 이것은 또한 ‘어른’이라는 의미를 다른 형태로 담아낸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뭘 그렇게까지 복잡하게 의미 부여 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세상을 온갖 것으로 쪼개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어른이 돼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의미의 불모지에서 붉은 꽃, 푸른 꽃, 새벽의 구름 꽃, 사랑이란 정원에 흐드러지는 웃음 꽃... 아니 이건 노래 가사고. 하여튼 그런 것들을 피워내면서 우리는 커피도 한 잔 하고 술도 한 잔 하며 일상을 이어간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고작해야 커피 한 잔, 술 한 잔, 책 한 권 사주는 것밖에 없지만 그게 어디냐 이 말이다. 어른이 필요한 시대라면, 그런데 어른이 없다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어른이 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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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도비 : 지금 저에게 커피는 일종의 약이 돼버린 거 같아요. 피로를 참게 만드는 약이요. 한때는 저에게도 커피가 어른스러움이나 여유의 상징, 취향의 한 종류였는데 말이죠.
아마 대학생 때였던 거 같아요. 커피에 재미를 붙여서 맛있는 드립 커피를 내리는 데 몰두하기도 하고 다양한 원산지와 브랜드의 원두를 경험해보기도 했어요. 어떤 게 제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걸까 하고 말이죠. 아마 그 당시 커피에 대한 인식은 앞으로의 삶에 대한 인식과 비슷했던 거 같아요.
지금은 그저 수시로 카누를 입에 털어 넣을 뿐이죠. 다른 날보다 유난히 졸린 아침이면 출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1+1, 2+1 하는 병음료를 사기도 하구요. 외근 전후로 시간이 남거나 노트북 작업을 해야 한다면 커피가 맛있다거나 분위기가 좋다거나 하는 기준보다는 스타벅스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아가요. 와이파이와 콘센트가 충분히 마련돼 있는. 커피는 뒷전이었네요. 현생에 치여 정작 일상이 뒷전인 것처럼요.
아매오님의 글을 읽다보니 간만에 맛있고 향긋한 커피가 먹고 싶어졌어요. 커피를 소중히 여기던 시절 얻은 교훈을 아직 기억해요. 좋은 커피를 맛보기 위해선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거였죠. 저도 내일은 프랜차이즈 하루에서 엉덩이를 떼고 오래된 그리고 저만 아는 카페로 가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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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백수 : 커피만큼 많은 의미가 투사된 음료가 또 있을까요. 누군가에겐 어른의 징표, 누군가에겐 일에 꽂는 링거, 누군가에겐 아침의 루틴인 동시에 밤의 일탈. 커피를 달고 사는 이유는 단순히 카페인 중독으로만 환원시킬 수 없을 것 같아요. 사랑이 그저 성욕과 호르몬의 문제로만 환원되지 않듯이요.
아매오님은 커피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커피 한잔 사줄 수 있으면 어른이다” 의도하신 것 같진 않지만 안정적인 직장도, 집도, 차도 없어서 나이만 먹었지 어른 되긴 끝도 없이 유예하고 있는 제겐 꽤나 큰 위로가 되는 말이네요. 왜, 아침 7시에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시키면 그 순간만큼은 인생이 똑바로 굴러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잖아요. 오늘 아매오님의 글에선 아침 7시의 스타벅스향이 납니다.
커피엔 의미뿐만 아니라 추억도 담겨있죠. 초콜릿, 체리, 견과류 같은 아로마 노트로 포착되지 않는 여분의 향은 아마 같이 마신 사람과의 추억일 겁니다. 아매오님과 제가 방 한 칸을 갈라 동거하던 시절, 제가 종종 내려드리던 커피 향을 기억하시는지. 멋쟁이 직장인이 되어 홍대의 멋진 카페를 누비고 다니시더라도 그 시절을, 저를 잊진 마십시오? 이제 슬슬 코끝에 봄이 느껴지네요. 맘씨 좋은 누군가를 붙잡고 이렇게 말하고 싶은 요즘입니다. “저...커피 한잔 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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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 아매오님의 글을 읽으니 처음 아메리카노를 목뒤로 넘겼던 스무 살의 봄이 아스라이 떠오르네요. 선배에게 밥을 얻어먹고 나온 길이었는데요. 선배가 자신은 이것만 마신다며 저에게도 아메리카노를 권했습니다. 목뒤로 그 검은 액체를 넘겼을 때는 뭐라고 해야 할까요. 이게 양놈들의 한약 같은 건가 싶었습니다. 몸에 좋은 게 아니라면 이런 맛의 액체를 몸에 처넣을 리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날 이후로 다시는 입에 담지 않겠다는 완고한 다짐도 했습니다만, 그런 제가 지금은 아메리카노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출근 직후 회사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점심식사 직후 회사 주변 카페에서 다시 아메리카노 한 잔. 집으로 돌아오면서 버거집에서 정기구독 한 아메리카노를 또 한 잔. 정말, 사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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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커피'와 '진짜 커피'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짤에서 봤는데요, '가짜 커피'는 “출근한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카페인으로 머리를 한 대 치려고 마시는 2천 원짜리 커피"이고 '진짜 커피'는 “일할 때 제외하고 마시는 커피"랍니다.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진짜 커피... 언제 마셨지? 평일은커녕 주말에도 ‘해야 할 일'에 매달리느라 마신 커피의 흔적이 책상 위에 한가득이네요. 함께 외근 나간 동료 덕에 맛본 밀로커피로스터스의 몽블랑(비엔나)가 아니었다면 어쩔 뻔 했나. 차가운 크림과 뜨끈한 커피의 맛이 일품입디다.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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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칠러A
직무 선택을 빙빙 돌고 돌아 28살이라는 나이에 신입으로 시작한지 3주째, 왕복 4시간이 걸리는 직장에서 숨막히게 일하고 눈치보다가 7시 정시퇴근을 해봤자 집에 빨리 가도 밤 9시가 되어버려요. 저녁먹고, 할일하고, 잠깐 숨 돌렸더니 열두시. 메일함에 언젠가 구독만 해두고 읽지 않고 넘겨왔던 풀칠레터의 76호 [서른 증후군]이 눈에 들어왔네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 "서른"이 저에게도 2년밖에 남지 않았거든요. 남은 20대인 28, 29살 시기를 튼튼히 다져서 멋진 30살이 되어야지 하고 다짐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요즘, [서른 증후군]은 자정에 읽기에 딱 구미가 당기는 제목이었어요. 오랜만에 여러 문장을 천천히 읽어보게 됐는데 은은한 위로와 공감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서른도 아기죠.(뻔뻔) 쑥쑥 자랍시다 우리.
-가볍다 못해 하늘을 나는 중인 곧 서른 풀칠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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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도비
응애 나 마감도비... 죄송합니다. 그래도 서른이면 아기 맞죠. 특히나 한국 사회는 너무 일찍부터 성공에 다가가려 하다 보니 정작 뭐가 성공인지 정의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서른을 앞두고 계시다니, 부담과 불안이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도 감히 말씀드리는데 약간의 기대와 설렘을 가지셔도 좋을 거 같아요. 자신의 선택과 결정 뒤에 찾아오는 서른은 또 다른 세계더라구요. 위기가 있지만 분명 기회도 있어요. 앞으로의 하루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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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칠러B
특히 오늘은 (서른이 아닌데도) 전체적으로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왜지? 아무튼... 머싯따... 풀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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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백수
헉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메일 보내기 전에 ‘이번 호 잘 꾸렸다’고 생각했답니다. 에에…<풀칠>은 일과 삶 사이에서 한가지 주제를 정해 다양한 방식으로 주제의 여러 면을 조명하는 걸 지향하고 있는데요, 저번 호는 ‘서른’의 이모저모를 각 코너가 보기 좋게 나눠가진 것 같아요. 물론 백날 지향한다고 얘기해봤자 풀칠러님들이 그렇게 읽어주시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겠지만요. 그래서 재밌게 읽어주셨다는 말씀이 더욱 기쁩니다. 앞으로도 재밌게 보실 수 있도록 코너 업데이트도 계속하고, 소개할만한 이야기도 공들여 골라볼게요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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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칠러C
어렸을 때는 서른에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서른하나가 된 저는 조금 더 새로운 일,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매일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그때 생각했던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진 못했지만 그래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막상 서른이라는 숫자가 무섭게 느껴질때가 있었는데도 있었지만 그 나이를 지나고 나니 나니 생각보다 별거 아니네? 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선배님들처럼 서른다섯, 마흔이 되면, 되기 전까지는 걱정되고 또 고민하겠지만 막상 닥치면 또 그거 별거 아니네, 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겠죠 ㅎㅎ 매번 공감가는 글을 받아보는 것 같아서 즐거워요 :) 좋은 글들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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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도비
저도 딱 그런 고민 중이에요. 서른이면 튼튼한 뿌리를 내릴 줄 알았는데. 웬걸. 민들레 씨앗처럼 정처 없이 떠다니기 바쁘네요. 지나고 나니 별거 아니었네, 하는 마음가짐 참 좋은 거 같아요. 저도 이따금 두려운 마음이 들 때 떠올리겠습니다. 진심 어린 고민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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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칠러D
서른, 참 이상하게도 이십대와는 다른 삼십대네요. '잘 몰라서' 용서됐던 이십대와는 다르게 '그 정도는 알지않나?'라고 생각이 되는 삼심대예요. 이십대때는 잘 몰랐는데 삼십대가 되어 결혼, 육아, 직장생활을 다 하다보니 부모님 세대가 얼마나 힘들게 다 이끌어 오셨는지 체감이 됩니다. 처음엔 공과금 하나 내는 것도 잘 몰라 부모님께 여쭤봤던 저인데, 이제는 처음 해보는 일도 검색하거나 부딪혀 보면 해결되겠지 싶은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요. 서른이라는 건 참 이상하게도 나 자신은 아직 스무살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아무것도 못할것 같이 느껴지는데, 제 3자가 보기에는 무언가 책임질 수 있는 나이네요. 어떻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서른이 넘어갔고 다들 지나갈것이고 마흔도 쉰도 모두들 될것이니 너무 걱정말고 이 나이를 즐길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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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매오
직장생활만 하면서도 이것저것 흘리고 다니는 저보다 훨씬 대단하셔요ㅎㅎ 부모님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체감된다는 말씀에는 특히 공감합니다. 저는 이제 막 제가 태어났을 때의 부모님의 나이들을 지나쳤거든요.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감각은 이전과 좀 다를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저도 이 나이를 즐기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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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칠러E
넷플릭스 <겨우, 서른>을 보고 서른살이 되기 전 스물 아홉살의 끝자락에 반드시 또 한번 보기로 마음 먹었어요! 서른살이 되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때 가서 정하려구요. 예전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나이가 이젠 정말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파주님의 글 덕분에 조금 더 무게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요 풀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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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풀칠러님 덕분에 <겨우, 서른>을 찾아봤습니다. 세 명의 인물이 다들 저마다의 방식으로 끝장나게 멋진 서른을 사는 이야기더라고요! 푸념에 가까운 글이었는데 서른의 무게를 덜게 되셨다니,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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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칠러F
서른에 관한 이야기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돌이켜보면 저는 서른보다는 스물이 더 충격적이었어요. 서른은 뜻밖에 스무스(라잌 버터)하게 맞았고요. 스물을 만나고 보니 태어나서 20대가 된 나를 상상한 적이 없더라고요. 30대도 마찬가지지만, 20대때 충격을 받고 와서 완충이 되었는지 어땠는지 어쩌구. 이상한 구석에서만 열심히 산 이십대를 지나 이제 삼십대 초반. 책임감 없이 나 좋은 것 좇아 살고 있다는 자괴감(더하기 은밀한 뿌듯함)을 느끼는 요즘이었는데. 상담 선생님께 '모모씨는 자기가 시작한 일은 손해를 보더라도 끝까지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신가봐요.'라는 말을 듣고 내적 눈물을 쏟았답니다. 그러고보니, 못난 구석 많은 사람이지만 책임져야겠다는 마음만은 가지고, 의외로 악착같이 책임지고 있더라고요. 누구는 팀장, 누구는 프리랜서, 누구는 지망생.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책임을 걸머지고 골고타 언덕을 걷고 있음을... 아무쪼록 각자의 삶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저는 저의 삼십대를 좋아해요. 오늘의 풀칠 덕분에 더 좋아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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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매오
내 나이를 좋아하는 건, 현재의 자신을 아껴준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해요. 스스로를 책임지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하니 “저는 저의 삼십대를 좋아해요.”라고 힘주어 말하는 풀칠러님의 단단한 표정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 표정에 저희가 미약하게나마 일조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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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칠러G
서른살. 다행히도 저에게는 5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5년 전에도 저는 서른살에 두려움과 걱정을 가지고 살았답니다. 지금도 그 나이에 많은 관심을 쏟고 살지만, 달라진 점이라면 얼마나 멋있게 살지에 대해 기대감이 두려움을 짓밟은 점 입니다.매 순간 선택을 하며 뒤쳐지거나, 앞서나가는 삶에 익숙해져있는 흔한 직장인이라 언제 또 서른살이 피하고 싶은 것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때 그럴껄 그랬어" 라며 후회하지 않는 멋진 어른이 되있기를 바랄 뿐 입니다:) [풀칠]을 사랑하는 구독자로써, 너무나 멋진 30살을 맞이했던/한/곧 하실 에디터님들의 글을 읽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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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백수
세상에, ‘기대감이 두려움을 짓밟았다’라니…당장 제 20대 마지막 목표로 삼고 싶은 말인데요. 가끔 끝없는 선택이 지치고 지겹기도 하지만, 우리는 모든 선택은 결국엔 옳았던 것으로 만들어낼 저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후회가 남지 않는다면 그게 곧 최선이겠죠. 읽어주셔서, 이야기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풀칠러님 덕분에 저도 곧 다가올 서른을 기대할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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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칠러H
나이에 대한 이야기 무척 공감하는 하루입니다. 아직 서른은 아니라며 위로하고 하루하루 나아가는 이십대 중후반, 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소속을 위해 매일같이 고군분투해도 나아지는 게 하나 없어 서러운 나이같아요. 어릴 때는 스무 살이 된다는 게 그렇게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는데 이제는 곧 다가올 서른, 마흔을 떠올리면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새로운 고민과 걱정들이 나잇살을 부풀리는 것만 같습니다. 특히 펜데믹 이후로 많은 것이 바뀌고 그래서 나이를 먹는 게 더 나잇살같이 느껴지는 것만 같아요. 예전같으면 인턴이다 정규직이다 말이 더 많을 텐데, 인력 감축에 외부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시기이다보니 하루하루가 그저 생산성 없는 가스같달까요 하하하...이런 저런 걱정에 잠 못이루는 요즘, 눈 뜨자마자 샤워하고 나가 조용한 카페에서 광합성 하고 돌아와 풀칠러들이 이야기를 읽어내려 갑니다.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하루지만, 다같이 광합성하며 스스로를 토닥이길 바라는 하루입니다, 풀칠러들 오늘도 행복하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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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유난히 추운 하루를 마무리하며 풀칠레터를 끄적이고 있었는데요. 함께 광합성하며 스스로를 토닥이자는 풀칠러님의 말이 참 따숩게 다가오네요. 품앗이를 보내주신 풀칠러님도, 함께 광합성 하는 기분을 나누고 계실 풀칠러님들도 오늘 만큼은 행복하다는 감정을 더 자주 느끼시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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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여러분의 이야기도 궁금해요. 일하면서 겪은 일, 늘상 끌어안고 있는 고민, 오늘 편지에 대한 피드백 무엇이든 좋답니다. 아래 버튼을 눌러 여러분의 풀칠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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