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례가 바로 온보딩의 중요성을 내포하는 게 아닐까요? 쓸 만한 녀석을 배에 무사히 태우고 잘 다독여서 밥값을 하게 하는 것. 지독한 저니맨(이를테면 그 선배)을 원클럽맨이고 싶게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채용이라는 중대한 프로젝트의 성공 기준이라 할 수 있겠죠.

새로 합류한 사람이 새로운 시스템과 문화에 적응할 수 세심하게 신경써주는 것만큼 조직의 질서정연함과 여유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도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더더욱 “‘너 내 동료가 돼라’는 말의 무게를 아는 회사가 좋은 동료를 얻는다”는 문장 깊이 공감해요. 더 넓게 보자면 동료의 소중함을 아는 조직이 발전하는 거 같아요. 부끄럽지만 저는 반대의 경우를 얼마 전에 지켜봤어요. 모종의 이유로 동료 한명이 퇴사를 하게 되었는데 지켜보는 입장에서 마음이 좋지 않더라구요. 물론 건강상의 이유도 있었지만 직장인의 건강을 업무 강도와 떼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자의반 타의반 떠나는 동료를 보면서 좀 매정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을 시킬 때 열정적이라면 보낼 때도 열정적인 게 맞겠죠. “언젠간 나도…”라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었습니다.

아매오님, 연간 버킷리스트에서 ‘이직’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올해, 레드카펫 위에서 마구 달리시길 바라겠습니다. 화이팅이에요!

저도 평생을 '자립하라!'라는 목소리에 쫓기면서 살은 것 같은데 영 쉽지가 않네요. 혼자 힘으로 다 해내려고 고집을 부려서 속력이 안 붙는건지, 그냥 내가 모자란 탓인건지 알쏭달쏭합니다. 자립이란 놈은 비싸게 구는 고양이 같기도 하고 신기루같기도 하고요.

오늘 어떤 칼럼을 읽었는데요, 이런 문장이 눈에 밟히더라구요. "생명이 존속하려면 서로에 의존해야 한다. 삶이 풍요롭다는 것은 의존할 대상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립과 별 상관없는 주제긴 했지만, 제겐 저 문장이 꼭 자립해야된다는 강박때문에 스스로를 너무 위태로운 코너에 몰 필요는 없다는 위로처럼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낯짝을 두껍게 하고 적당히 여기저기 의존하면서 하루하루에 충실하게 살아봐야겠단 생각도 했고요. 후후후. 지난 주엔 풀칠러님이 보내주신 코멘트에 크게 의존하며 지냈답니다. 읽어주셔서, 이야기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풀칠러님의 일상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드는데 보탬 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풀칠> 만들어 볼게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풀칠도 못하는 풀칠러랍니다. 입에 풀칠하길 거부하다가 돈이 쪼들려 면접을 몇 개 봤는데요. 어느 사장님은 다음 날부터 오라고 닥달하더니 전화 안 받았다고 문자로 '저기요. 공주님, 전화 좀 받으세요.'라네요. 소름 돋아서 안 가기로 했습니다. 언제쯤 부모님 호강시켜 드릴지~ 인스타로 풀칠 존재 알고 너무 재밌게 정주행 중이에요. 화이팅."